드라마

안나라수마나라 후기

사이다마시는김땡땡 2022. 5. 18. 18:58

넷플릭스 제공

딱 포스팅부터 동화스러울 것 같았는데 역시였다. 고난하고 비련한 여주인공과 부유하고 갑갑한 집안의 남주인공이 마술사인 지창욱님의 잘생긴 위로를 받는 내용이다. 사이다광으로써 웬만하면 안보는 스토리인데 뮤지컬 국내 드라마가 흔치 않아서 참고 봤다. 끝을 다 봐도 예상대로 찜찜함이 남아있었다. 개인적인 생각으로 동화풍은 그 감성 유지를 위해서인지 시적허용같은 동화적 개연성 깨짐 허용(?)이 많고 그 개연성을 위한 설명이 많이 없는 것 같다. '안나라수마나라'는 그래도 많이 설명해주는 편이긴한데, 나중에 마술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왜 그런 삶을 살게 됐는지는 그래도 풀어줬지만 결국 마술사가 보여준 판타지적 마술에 대한 설명은 없이 끝나버렸다(그래서 그 나비는 뭔데). 

 

하지만 주인공들은 하이틴답게 행동, 생각, 말들이 답답하게 만든다. 남주인공인 나일등은 그래도 할말은 웬만하면 다 하는거 같아서 덜한데, 여주인공인 윤아이는 시원하게 말을 좀 해줬으면 하는 상황에서는 말이 없고, 아빠나 나일등 같은 특정 인물(만만한 사람만...?)이나 특정 상황에서만 말을 또박또박 잘한다. 개인적으로 그게 오히려 현실적일 순 있지만 보는 입장에선 더 답답하다. 윤아이 역을 맡으신 최성은 배우님이 연기를 잘하셔서 더 고통스럽다. 이런 류는 연기를 더 잘할수록 고통스러운 것 같다.

 

빌런은 참 어려운 것 같다. 편의점 아저씨 말고 백하나. 편의점 아저씨는 그냥 평면적인 악이지만, 백하나는 그에 비해 마냥 악이라고 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인듯 보였다. 하지만 원작의 내용을 다 표현을 못한건지 끝까지 도저히 행동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. '왜 그렇게까지 하지'라는 의문이 항상 따라다닌다. 왜 그렇게 싫어하지..? 왜 그렇게까지 마술사를 조사하지..? 그렇게까지 조사한 자료를 왜 친절하게 주인공들에게 보여주지..? 누굴 싫어하는거지...?

백하나에 대한 서사가 조금이라도 있을 것 같았는데 결국 스토리를 다이나믹하게 하려는 도구로만 쓰인 느낌이라 아쉬웠다.

윤아이 아버지도 비슷하다. 원작 내용이 모두 표현이 안되서 그런건지 사실상 극 중 역할은 그냥 주인공 괴롭히기만 하다 끝났다. 장난감 회사를 하다 망했다는 내용같은 걸 보여주길래 아버지도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 줄 알았는데 결국 그냥 윤아이의 한풀이 받다 사라져버렸다.

 

그래도 이런 뮤지컬 드라마라는 도전적인 시도는 너무 좋다.

 

별점: ★★★☆☆​